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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 대한 이슈정리

아메리칸 주식은퇴기 2023. 3. 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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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펌글

오늘은 환율 관련 말씀을 드려보죠. 지난 해 달러원 환율의 고점에서부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씀드려봅니다. 물론 간단히 드리기에는 좀 긴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가보겠습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해 10~11월 1400원을 돌파했었죠. 달러 당 1440원까지 오를 때에는 누구도 강달러를 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시기에는 달러가 오를 이유를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곤 하죠. 변화의 기점은 10월 G20재무장관회담과 11월 있었던 G20정상회담이었죠. 10월 재무장관 회담 당시부터 Spill over 와 Spill back 얘기가 나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다른 국가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 될 수 있음이 회자됩니다. 그리고 11월 G20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그런 신흥국들의 충격이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기 시작하죠. 그리고 이 시기를 고점으로 해서 달러원 환율이 예리하게 하락합니다. 달러 당 1430원 수준에서 1370원까지 큰 폭 하락했죠.

그리고 이후 바로 터져나온 소식이 소비자물가지수가 안정되고 있다는 뉴스죠. 지난 해 10월을 기점으로 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약화되기 시작하자 인플레이션이라는 긴 터널에서 이제 빠져나올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1300원대 초반으로 환율이 한 차례 더 밀려내려갔죠. 그리고 이런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는 지난 해 11~12월 FOMC를 만나면서 더욱 강해집니다. 그리고 연준은 이에 호응을 하는 것처럼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하죠. 그리고 실제 11월까지 4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가던 연준은 12월 50bp금리 인상으로 속도 조절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속도 조절은 이른 바 연준 피벗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게 되죠. 미국의 금리 인상은 끝나갑니다. 그리고 연준은 속도를 줄이는데 유럽은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게 되니 둘의 갭은 줄어들게 되죠. 미국 금리가 달러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상당 수준 완화가 됩니다.

그리고 이런 피벗론의 핵심에는 미국의 성장 둔화 역시 함께 작용했죠. 미국의 성장이 빠른 속도로 둔화될 수 있기에 인플레보다는 되려 디플레를 두려워해야 한다. 그러니까 4.5%에서 금리 인상을 멈추고 내년에는 금리 인하로 돌아서야 한다.. 12월 인상이 마지막이다.. 라는 얘기를 신채권왕 건들락이 했었죠. (지금은 4.75~5.0%까지 한차례 추가 인상을 보고 있는 분입니다) 한 국가의 통화는 그 나라의 힘을 반영합니다. 미국의 성장이 둔화됩니다.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도 꺾이게 될 운명이죠. 금리도 낮아지고 성장도 둔화된다면 당연히 달러화가 제대로 흘러내리게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달러원 환율은 1260~70원선까지 밀려내려가죠. 여기서 일본의 YCC상향 조정과 중국의 리오프닝 이슈입니다. 일본 엔 약세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얘기.. 그리고 중국 경제가 재가동되면서 미국의 성장은 둔화되는데 중국의 성장은 확장된다는 스토리가 힘을 얻습니다. 달러원 환율을 1220원까지 찍어누른 가장 큰 요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정리하면 이렇게 되는 거죠.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금리가 낮아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국가의 성장이 올라오고 그 나라들의 금리가 미국과의 격차를 줄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무 일방적인 강달러는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정도가 달러화를 찍어 눌렀다고 할 수 있겠죠.

환율이 하락한 요인, 즉 달러가 약해진 요인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되감길 것인지가 향후 달러원 환율을 볼 때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을까요? (물론 이 외에도 무역 적자 및 한국 성장 등도 봐야 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달러를 찍어 누른 핵심은 말씀드렸던 것처럼 다른 국가의 통화 정책 및 성장에 대한 기대라고 볼 수 있기에 굳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나씩 위에 언급한 요인들이 이어질지를 고민해봅니다.

우선 미국의 성장입니다.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습니다. 물론 착시라는 점에는 상당 수준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착시를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죠. 1월 미국 고용 지표의 개정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팩트지만 그런 점을 일정 수준 감안하면서 컨센서스도 형성이 되는 것이겠죠. 그리고 개정이 되더라도.. 이 사실 하나 만큼은 변하지 않을 듯 합니다. 미국 고용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점… 50만개가 넘을 정도로 강한지는 확실치 않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아!직! 미국 고용이 강하다는 점이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성장이 약화된다는 기대는 달러를 밀어내렸는데.. 미국 성장이 생각보다 견조하다면 너무 나가버린 달러를 되감아올 필요가 있겠죠. 실제 지난 2월 초 FOMC 당시에는 파월의 디스인플레 얘기를 들으면서 달러는 약해졌는데… 이번 파월 인터뷰에서는 똑 같은 디스인플레에 시장은 흥분했지만 되려 달러는 강해지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두 이벤트의 사이에는 미국의 강력한 고용 지표 발표가 있었죠.

다름으로 연준의 피벗 기대입니다. 이 피벗 기대가 만약에 시장과 연준의 동상이몽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강한 피벗을 기대하면서 큰 폭으로 밀려내려갔던 달러가 다시금 되감기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난 주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4.75~5.0%수준에서 금리 인상을 멈추고 하반기에는 두차례 인하에 돌입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5.0~5.25%까지는 올릴 것 같다고 하죠. 연말에나 한 차례 인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벗에 대한 기대가 약해질수록 이를 미리 읽으면서 주저앉았던 미국 금리는 되감겨 올라가고 눌려있던 달러도 되돌려지지 않을까요. 네. 생각보다 강한 미국의 성장… 이를 바탕으로 피벗 기대가 희석되면서 강하게 눌렸던 달러가 탁 튀기 시작한 겁니다. 역외에서 달러원 환율이 1260원을 넘어섰네요.

중국의 리오프닝과 일본의 YCC상향 조정 기대는 분명히 유효합니다. 다만 전면적인 YCC의 수정은 엔화에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지만(달러 대비 엔 강세 & 달러엔 환율 하락) 이건 되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자극할 수 있기에 달러 대비 원화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죠. 그리고 중국의 리오프닝은 아직 시간을 두고 봐야할 이슈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장기적으로 달러를 아주 폭력적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합니다만 단기적으로는 그 효과가 크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럼 달러는 다시금 거침없이 하이킥을 이어갈 것인가… 일단 미국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피벗 예상치 역시 흔들리면서 일정 수준 달러가 강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런데요.. 기존과 같은 거침없는 하이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맨 앞에 말씀드린 이유… 일방적 달러 강세가 미국에도 결!코! 좋지 않다는 점을 연준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달러는 강해질 수 밖에 없어… 라면서 일방향 베팅으로 쏠리던 환 투기 세력 역시 1440원에서 제대로 얻어터졌기에 거침없는 전진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겁니다.

네… 이렇게 되면 일방적인 달러 강세도, 일방적인 달러 약세도 아니죠. 달러가 박스에 갇히게 되는데요.. 중요한 것은 그 박스가 어느 정도 레벨인가 입니다. 연간 전망에서 그 말씀을 드렸죠. 과거보다 일정 수준 높은 레벨에서 달러가 횡보할 듯 하다는 말씀을요. 너무 강한 강달러는 SPILL BACK으로 미국 경제에 위협을 줍니다. 그런데요… 너무 약한 달러는 되려 인플레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죠. 이 둘 사이에서 움직이는 흐름.. 이런 흐름의 개연성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환율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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