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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복기해보자

아메리칸 주식은퇴기 2023. 3. 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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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펌글

매크로가 이렇게 빠르게 바뀐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현기증 나는 분위기입니다. 인플레를 느꼈다가… 금리가 오르다가.. 갑자기 경기 침체를 논하다가… 갑자기 회복을 말하고… 어느 날은 인플레가 안정된다고 말하다가 갑자기 인플레가 다시 고개를 든다는 코멘트가 나오고…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는 전망이 힘을 얻다가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소식에 달러가 장중에 고개를 들고(이게 오늘 새벽 금, 코인, 그리고 미국 주식을 제외한 다른 자산 가격을 억누르는 역할을 했죠).. 정말 난이도가 높은 듯 합니다. 주식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에게 말씀을 들으니 주식 시장에서도 섹터의 순환매가 현기증이 날 정도라고 합니다. 유동성은 흘러나오고 동일한 현상에 대한 해석이 일주일 간에도 계속 바뀌어 나가니 답을 찾기 어렵겠죠. 적어도 이런 변동성이 존재한다면 한 쪽으로 방향성을 잡는다는 것이 참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이제 대세 상승인데 무슨 얘기냐… 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코로나 당시와 같은 급등을 말하려면 당시와 같은 거대한 경기 부양이 따라줘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그런 경기 부양을 기대하기는 참 어려울 듯 합니다. 인플레가 설령 정상화되더라도… 코로나 당시와 같은 부양책을 다시 쓸 수 있을까요? 그 끝에 이렇게 거대한 인플레의 압력 속에서 큰 고생을 했다는 것을 사람들이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 그리고 지난 해 4전 5기를 겪으면서 흔들려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무제한 불을 외치기는 쉽지 않죠. 그렇지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을 생각하면서 무조건 셀이라는 마인드 역시 4전 5기를 거치면서 상당히 신경쓰이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난 해 10~11월 달러가 한 방향으로 강세를 보였었는데요… 달러가 계속해서 강해질 요인만이 보였던 것이죠. 그런데요.. 이제는 달러가 약해질 요인만이 보입니다. 그런데.. 만약.. 달러 강세로 인해 이런 요인들을 한 번 호되게 제거해준다면?? 네. 그럼 달러의 일방적 강세 혹은 일방적 약세에 대해서도 상당한 경계감을 표하게 되겠죠. 일정 레벨에서 박스에 갇히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일 FOMC를 복기하면서 연준이 왜 자산 시장에 대해서 다소 소극적(?)인 코멘트를 던졌을까에 대해 생각을 해봤죠.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불편한 것은 사실인데.. 연준이 자산 시장을 하나 하나 다 건드릴 필요까지 있겠는가… 물가만 잡으면 장땡이지.. 라는 원론적인 생각이 기본이 된 게 맞는 것 같은데요… 그 외에도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생각… 성장과 물가.. 양대 책무를 다하고 있는 연준입니다. 물가가 워낙 심각하기에 물가를 잡기 위해 성장을 희생해야 하죠. 그런데 성장을 희생했을 때 그 때 다가오는 경기 침체의 우려.. 기존과 같은 디플레의 늪에 빠지는 것이 두려운 겁니다. 코로나 당시만 해도.. 인플레를 40년간 본 적이 없었기에 과감한 부양책을 써도 그닥 반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부양책을 쓰기가 참 힘들죠. 인플레를 목전에서 겪으면서 고생했기에 돈 풀기.. 정책에 대한 반감이 기존에 비해 상당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반감은 기대인플레이션을 키우게 될 수 있죠.

그렇다면 여기서 물가를 잡기 위해 성장을 너무 흔들어놓게 되면 다시금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연준은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공급망의 문제가 풀리면서 물가가 안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또 하나 4.5%까지 빠르게 인상한 고금리 효과와… 그렇게 나타난 강달러, 그리고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소비가 둔화되며 물가 안정에 힘을 보태자… 무언가 희망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물가가 안정이 되는 상황에서 성장의 둔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던 거죠. 기존에는 성장의 둔화 속도가 물가의 안정 속도보다 빠르기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걱정이 컸는데… 성장보다 물가가 빠르게 안정이 되니.. 기대감이 생기지 않을까요? 참고로 미국의 GDP성장률은 지난 해 상반기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하반기는 플러스 전환한 바 있습니다. 반면 인플레는 지난 해 상반기 9.1%를 고점으로 해서 하반기를 거치며 6.5%까지 하락했죠. 만약 자산 시장이 생각보다 탄탄한 것이 물가를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성장의 둔화 속도를 줄여주는… 그런 우군으로 작동을 해준다면 성장의 희생을 크게 가져가지 않으면서도 물가를 제어할 수 있는… 이른 바 베스트 시나리오가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최근 이런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기에 조금 더 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죠.

하나 더.. 이 부분은 연준도 계속 강조해온 거죠.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빨랐죠.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주는데는 약 3~6개월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시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약 먹고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봐야 하는데 감기약 먹고 10분 후에 효과 없다고 또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하면 안되겠죠. 지난 해 6월부터 11월까지 4차례 단행한 자이언트 스텝과 12월의 빅스텝까지.. 이런 강한 금리 인상 효과가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고 싶을 겁니다. 이런 약효가 뒤늦게 한꺼번에 쓰나미처럼 밀려오는데.. 앞에서 약을 계속 먹고 있으면 속 뒤집어질 수 있죠. 빠른 금리 인상 효과를 향후 몇 개월 정도는 더 확인하고 가려는 생각 역시 강한 듯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피벗에 대한 가능성인데요.. 만약 미국 금융안정에 위협을 주는 이벤트가 터진다면… 이런 경우에는 지난 해 9월의 영란은행처럼 연준도 피벗 전환을 할 수 밖에 없겠죠. 그 가능성까지 차단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만약 시장이 긍정적 마인드로 탄탄히 버틴다면.. 그리고 실물 경제 역시 양호하다면.. 그리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 굳이 금리를 내릴 이유가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죠. 반세기 최저 실업률에 모든 게 양호한데 굳이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을까요. 네.. 연준이 시장에 백기 투항했다는 주장까지는 아직 조금 성급한 게 아닌가 합니다.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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