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잭슨홀 연설 이전의 분위기를 간단히 설명드리죠.

2023. 6. 2. 00:11우리가 알아야할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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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글 ㅣ  우선 잭슨홀 연설 이전의 분위기를 간단히 설명드리죠.

우선 시장에서는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또 한 번 비둘기파적인 코멘트를 날리게 되리라 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바로 반론 나올 겁니다. 매파 얘기가 많았는데.. 뭔 소리.. 라는 반론일텐데요… 주식 시장에서는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구요.. 채권 및 외환 시장은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었죠. 장단기 금리가 크게 뛰어 오르고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낸 것이 대표적인 근거라고 볼 수 있죠. 반면 주식 시장은 뜨거웠습니다. 특히 선진국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그리고 대형 성장주들을 중심으로 지난 6월 중순의 저점 대비 상당한 반등을 만들어내었죠.

참고로 지난 해 8월 말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은근슬쩍 연내 테이퍼링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었죠. 그리고 실제 테이퍼링이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되었죠. 장단기 금리는 뛰어올랐고 달러는 강세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은 보면 이머징 주식 시장은 이미 지난 해 6~7월부터 고점을 찍고 흔들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선진국 주식과 빅테크는 아랑곳없이 뛰어올랐답니다.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많았죠. 미국 금리 인상에도 잘 견디는.. 미국이 긴축을 해도 계속해서 돈을 풀 수 있는 선진국이 좋다라구요.. 그리고 그런 레벨을 넘어서 빅테크는 완전자산으로 평가를 받죠. 금리가 올라도 내려도.. 물가가 올라도 내려도… 성장이 좋아도 나빠도… 경기 침체가 찾아와도 항상 차별적 성장을 하는 자산이라는 의미겠죠.

선진 시장, 특히 빅테크를 중심으로 주식 시장의 쏠림 강세가 나타나는 그림이 올해도 비슷하게 그려졌죠. 긴축은 하되… 치명적인 수준의 긴축이 아니라면… 그리고 결국에는 완화적 스탠스로 돌아설 것이라면 빅테크 등에서 나올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조금만 참아.. 저기 터널의 끝이 보여~ 존버야!’ 이렇게 되면 반등장에서는 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릴 수 있겠죠.

자산 가격의 급등은 다시금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됩니다. 마켓이 참 신기한 것이 생명체와 같아요. 주인만 따라다니는 멍멍이.. 그 멍멍이가 1시간 후에 어디에 있을 것 같은가… 거실에? 현관에?? 방에?? 화장실에?? 그게 아니라요.. 주인이 있는 곳에 가 있을 겁니다. 네.. 주인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멍멍이의 행동이 결정되죠. 인플레이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은행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게 될 겁니다. 제대로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밀어붙이면 생각보다 빠르게.. 효율적으로 잡을 수 있지만… 조금 잡히는 것 같으면 긴축 중단하고… 그러다 물가 오르는 것 같으면 다시 좀 올려보고.. 이런 짓을 하면 답이 나오지 않겠죠. 마치 1년간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약을 3개월 먹고 좀 좋아진다고 끊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가 될 겁니다.

잭슨홀 연설 직전에 지표가 발표되는데요.. 바로 PCE물가지수입니다. 이것 역시 7월 CPI와 마찬가지로 사알짝 주춤해지는 모습이었죠.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지는 겁니다. 그런데요.. 시장은 인플레 피크아웃이 중요한 게 아니죠. 인플레가 고점을 찍고 내려온다면.. 지금의 강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언능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요. 최근에 그렇게 많이 올렸으니.. 네.. 지난 6월 16일 이후의 주식 시장 반등의 핵심은 바로 연준이 결국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해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에 근거합니다. “그거 아니야! 꿈꾸지 마!~”라고 연준이 소리쳐도… “ㅎㅎ 말만 그래~ 내가 연준이 형을 잘 아는데~ ㅎㅎ 형 그런 형 아니쟎아~ 내년에 선물 기대할게~ 미리 쌩유~”라는 반응으로 돌아오는 거죠. 그리고 이런 기대가 큰 상황에서 인플레 관련 지표가 살짝 둔화되니… 기쁨 두 배일 수 밖에 없겠죠. 실제 잭슨홀 연설 직전을 보면… 초반에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금새 하락 전환하고.. 다시 상승하고 하락하고.. 이를 반복하는 모습이었죠. 비둘기 갈거야.. 아니.. 혹시 아냐… 아니아니 비둘기.. 아닌가.. 이런 생각의 흐름?ㅎㅎ 그런 분위기였죠.

그리고 파월 의장의 연설이 시작됩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진짜 짧더라구요. 지난 해에는 17~8분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10분 정도에 끊었습니다. 끝나고 나서.. 뭐야.. 끝난거야..?? 라는 당황스러움을 느꼈으니까요… 짧은 시간인 만큼 디테일은 그리 많지 않았구요.. 연준의 스탠스에 대한 총론을 언급했습니다. 총론을 언급했으니.. 당연히 거룩한 얘기가 많았으리라 생각되지만… 시작할 때 이렇게 가더군요.. 지난 해에는 전반적인 얘기를 했고.. 올해는 보다 좁은 범위의 얘기를… 보다 직접적으로 들려주겠다.. 라구요.. 내용 중에 눈에 들어오는 표현은 이런 것들이었답니다. 전문 번역을 못찾아서리.. 영어 원문을 인용해야 할 듯 합니다. 중요 문단을 원 바이 원으로 가보죠.  

“Without price stability, the economy does not work for anyone. In particular, without price stability, we will not achieve a sustained period of strong labor market conditions that benefit all.”(22. 8. 27연합인포맥스 일부 발췌)

물가의 안정이 없다면.. 지금의 강한 노동 시장 역시 지속가능하지 않다.. 정도로 짧게 번역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지금 성장이 강하다.. 라는 얘기를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되게 된다면.. 지금의 강한 노동 시장은 신기루에 불과할 수 있다는 얘기죠. 인플레 잡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한 언급입니다.

While higher interest rates, slower growth, and softer labor market conditions will bring down inflation, they will also bring some pain to households and businesses. These are the unfortunate costs of reducing inflation. But a failure to restore price stability would mean far greater pain.(22. 8. 27연합인포맥스 일부 발췌)

보다 높은 금리, 낮아진 성장, 그리고 다소 위축된 노동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아내릴 것인데… 이런 것들이 가계와 기업에는 일정 수준의 고통을 가져다 줄 거라고 말하고 있죠. 그리고 이런 고통이 인플레이션을 때려잡는데 치뤄야 하는 비용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헐… 그럼 고통을 참아내자라는 얘기냐… 라는 반론을 생각했는지 바로 마지막에는 ‘그렇지만..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이 보다 큰 고통을 가져다 줄 수 있어요..’라고 언급합니다. 네.. 성장을 훼손하면서 물가를 잡으면 고통이 따르는데… 물가 못잡아서 오는 고통보다는 약하다.. 라는 얘기네요. 성장이냐 물가냐… 에서 무게 중심을 물가에 맞추고 있는 모습입니다.

“While the lower inflation readings for July are welcome, a single month's improvement falls far short of what the Committee will need to see before we are confident that inflation is moving down.” (22. 8. 27연합인포맥스 일부 발췌)

7월 물가 지표가 다소 낮아진 것은 웰컴이예요… 그렇지만 한 달치를 보면서 물가가 내려온다는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훨 모자랍니다.. 라는 얘기입니다. 7월 지표 하나 보면서 내년에 금리 내린다는 설레발 치지 말라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July's increase in the target range was the second 75 basis point increase in as many meetings, and I said then that another unusually large increase could be appropriate at our next meeting.”  (22. 8. 27연합인포맥스 일부 발췌)

7월에 75bp금리 인상을 했는데.. 그 때 나(파월)는 다음 미팅에서 한 번 더 그런 큰 폭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음.. 이라고 나옵니다. 네.. 실제 7월 fomc 기자 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또 한 차례 75bp갈 수도 있다고 했죠. 그런데.. 왜 이걸 지금 얘기하는지.. 9월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마라.. 우리 지금 무장해제해주고 있는 거 아니다.. 라는 메시지를 주는 듯 합니다.

“The historical record cautions strongly against prematurely loosening policy.” (22. 8. 27연합인포맥스 일부 발췌)

역사의 기록은 어설하게 (긴축) 정책을 푸는 것에 대해 강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라는 얘기인데요.. 70년대 금리 올리다가 물가 조금 낮아지면 금리 내리고.. 이런 삽질하면… 인플레이션이 10년 짜리 고질병이 되고.. 이거 치료하려면 볼커 형님이 오셔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연설 전체에서 가장 강한 메시지라고 봅니다.

그리고 영문을 인용하기보다는 이건 정리해서 제가 적어도 될 듯 합니다. 마지막에 중앙은행이 세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말하는데요.. 첫째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무가 있다는 거죠. 당연한 얘기같지만.. 이런 맥락입니다. 공급 사이드에서 물가 압력이 나타날 수 있고.. 수요 사이드에서도 나타날 수 있죠. 그런데요.. 연준이 공급과는 관련 없다고… 공급 발 물가 상승이 나타날 때 뒤에 숨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수요를 억제하면서라도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겠죠.

두번째 교훈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매우 중요한데.. 이 넘이 중장기 인플레이션을 결정한다고 말하죠. 이거 고삐 풀리면 참 잡기 힘든데… 볼커 형님이 성공적으로 잡으셨다는 얘기를 여기서 합니다. 볼커를 직접 언급하죠. 마지막으로 세번째 교훈은… 될 때까지 가야 한다는 거죠. 계속해서 긴축하시겠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리고 상당 기간 높은 수준 금리를 유지해서 인플레이션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면 될 듯 합니다.

이런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에 시장은 깜놀하게 되죠. 일단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을 보시면 9월 75bp인상 확률이 45%에서 65%로 튀어올라갔습니다. 남은 35%는 50bp인상이구요… 와.. 9월에 75bp인상하는 거 아녀.. 라는 반응보다는요.. 그 이후를 보시는 게 중요합니다. 내년 7월 금리 인상 확률을 보시면요.. 불과 1개월 전에 연준이 이제 완화로 돌아설 거야.. 라는 기대가 강했을 때에는 내년 7월에 3.75%이상의 금리를 기록할 확률을 14%정도로 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오늘은요… 와.. 80%로 보고 있네요. 9월보다는요.. 내년에 대한 기대가 아주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식어버리는 모습.. 이게 이번 파월 의장 연설의 효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도 그렇구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이른 바 재조명을 받고 있죠. 자산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네요… 주식 시장이 큰 폭 하락하고.. 하이일드 채권 가격이 밀리고 달러가 다시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나서서 연준의 스탠스 변화를 걱정했던 채권 시장은 다소 안정적이기는 했지만… 반대로 편하게 생각했던 위험 자산 시장들이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이외 디테일들은 지역 연은 총재들이 언급해주었는데요, 이 부분은 차주에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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