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시장, 여전히 뜨겁죠. 오늘은 보스틱 형님이 시장을 구원해주셨습니다. 3월에 50bp인상은 오버다.. 라는 얘기를 해주셨을 뿐

2023. 3. 3. 15:07카테고리 없음

반응형

오건영님 펌글

어제 밤에 청주를 찍고 광주에 출장을 와 있습니다. 광주에서 1박 2일을 보내는 건 오랜만인데요, 남쪽이라 따뜻할 것이란 착각을 해서 옷을 얇게 입었다가 어제 밤에 기절하는 줄 알았네요. 에세이 쓰고 나서 나가봐야 하는데 영하권이라고 해서 상당히 두렵습니다. 그래도 20년도 넘었지만 군대 시절 외출 나와서 이 주변을 서성이던 기억을 더듬으면서 버텨야 겠습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 여전히 뜨겁죠. 오늘은 보스틱 형님이 시장을 구원해주셨습니다. 3월에 50bp인상은 오버다.. 라는 얘기를 해주셨을 뿐 아니라 최종 금리 레벨도 5.5% 수준이 아닌 5.25%에서 멈추고 그 레벨로 오래갈 것이라는 언급을 해주셨죠. 가뭄에 단비라고 해야할까요.. 온갖 힘겨운 얘기만 들려왔는데 보스틱 형님이 이번에도 길을 열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잠시만요…. 이번에도 길을 열어주신다….?? 그럼 과거에도 길을 열어주셨던 적이 있었단 얘기인데.. 작년 5월에 이런 일이 있었죠. 기사 인용합니다.

“보스틱 연은 총재, ‘연준 9월 금리 인상 일시 중단 합리적’”(글로벌이코노믹, 22. 5. 24)

당시 논리는요… 3월에 25bp, 5월에 50bp를 인상한 이후에… 계속해서 7, 8월에 금리 인상을 이어가게 되면 중립 금리 레벨인 3%정도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때부터는 쉬엄 쉬엄 가면 되겠어요.. 라는 얘기였습니다. 50bp인상은 2000년 5월 16일 이후 처음 만나는 대형 이벤트인데 너무나 두려웠겠죠.. 다만 9월 정도부터는 쉬엄 쉬엄이 가능할 것 같다는 얘기를 던진 겁니다. 정말 시장이 너무나 듣고 싶어하는 얘기를 해준 거죠. 사실 당시 얘기가… 조금만 견디자.. 8월 잭슨홀에서 파월 아저씨가 나와서 ‘힘들었지? 걱정마.. 이제 돈 줄게…’라고 할 거니까… 그 때까지만 참으면 된다.. 라면서 버티고 있었는데 보스틱 형님이 여기에 큰 힘을 실어주었던 겁니다. 나스닥이 환호성을 질렀었죠. 그런데요.. 6월 10일 경에 소비자물가지수가 생각보다 강하게 나왔고… 연준은 6월 FOMC에서 75bp인상을 단행하죠. 그리고 그 자이언트 스텝을 6, 7, 8, 9월 연속으로 진행했더랍니다. 9월에 쉬기는… T.T

그리고 보스틱 형님도 시장 분위기 흐려놓았다고 연준 내에서 혼이 나셨는지…. 5월 24일에 저 얘기를 하고 나서는 6월 초에 나와서 이렇게 말하죠. 기사 인용합니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 ‘9월 금리 인상 일시 멈춤, 연준 풋 의미 아냐’”(연합인포맥스, 22. 6. 1)

시장 반응을 보고 깜놀하셨거나… 혹은 파월 형님한테 전화받고 혼나셨거나.. 아님 둘 다이거나.. 사정은 모르겠지만 불과 1주일 만에 얘기를 돌려버리게 되죠. 9월 금리 인상을 멈춘다는 게 연준 풋이 아니면 뭘로 해석하나… 라는 생각이 지금도 드네요.. T.T 애니웨이.. 중요한 것은 이 분들의 코멘트 자체보다도요… 향후 나오는 데이터에 의해 얘기가 얼마든지 바뀌어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연준도 정해진 미래를 예측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죠. 연준이 어떻게 행동하느냐..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변하게 됩니다.

애니웨이… 애틀랜타 연은 보스틱 형님의 구원으로 주식 시장이 다시 한 번 날개를 달았습니다. 지금이 금리의 고점이라면 여기서부터 수익을 기대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주식 시장은 막판에 급등세를 보였죠. 다만 채권 시장은 여전히 긴장하면서 2년과 10년 금리 모두 상승, 2년 국채 기준으로 4.887%까지, 그리고 10년 국채의 경우는 4.06%까지 상승했습니다. 10년은 지난 해 11월 4.3%정도가 고점이었기에 아직 그 레벨까지는 오지 못한 반면 2년 금리는 지난 해의 고점을 벗겨버렸죠.

주식 시장에 금리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적어도 지난 3개월만 보면 그 얘기는 틀리는 듯 합니다. 3개월 전 10년 국채 금리는 3.5%였죠. 현재 4.06%니까.. 0.5% 이상 상승한 겁니다. 3개월 전 2년 국채 금리는 4.4%수준이었습니다. 현재 4.887%니까요… 0.5%수준 오른 거죠. 3개월 전 대비 2년이나 10년 모두 0.5%정도 올랐다는 얘기인데요.. 그럼 3개월 전 대비 주식 시장은 상당히 힘겨워진 것 아닐까요… 금리 민감도가 클 테니까요..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3개월 전 S&P500지수는 4000선이구요… 오늘 S&P500지수는 3981입니다. 거의 변하지 않았죠. S&P500말고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을 보면 얘기가 다를 것이라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3개월 전 나스닥은 11,242포인트였고 오늘 나스닥은 11,462포인트입니다. 220포인트, 약 2%정도 올랐네요. 3개월 전 대비 시장 금리는 0.5%정도 올랐는데.. 주식 시장은 보합세 혹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죠. 특히 금리 민감도가 높다고 알려진 나스닥은 되려 2%정도 올랐던 겁니다.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선반영이라는 단어를 몰라서 그렇다… 당시 나스닥은 미리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되돌려진 거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요.. 채권 시장 역시 선반영 잘합니다. 특히 향후 금리 움직임에 채권 시장은 그야말로 목을 메는데요… 금리 움직임에 주식 시장은 선반영하고.. 채권 시장은 멍 때리고 있다.. 이런 해석은 다소 무리가 따르지 않나 싶습니다. 주식 시장은 금리도 중요하지만 기업 실적이나 성장도 중요하다.. 라는 답도 나올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주식 전문가도 아닌 만큼 이 부분을 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3개월 전 대비 기업 이익 기대는 다소 하향되어왔구요… 그런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는 성장 전망은 전체적으로 레벨 다운되었기에… 이런 해석 역시 쉽게 와 닿지는 않네요. 그럼 무엇이 이런 변화를 만들었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요… 기대감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금리 고점에 대한 기대감… 금리가 고점을 기록하면 어김없이 빠른 속도로 금리가 주저앉곤 하는데… 그 호재를 받으려는 기대감.. 금리가 내려가는 호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끽하고자 한다면 금리가 상승하다가 하락으로 방향을 바꾸는 그 순간을 노려야 하겠죠. 오늘 새벽 마켓을 보시면 10년 금리가 4.08%까지 올랐다가 보스틱 코멘트 이후에 꼬리를 살짝 말면서 4.06%로 내려왔죠. 2년 금리 역시 4.94%까지 올랐다가 4.88%로 내려오고 마감합니다. 그 레벨이 혹시 고점이라면.. 그리고 이후 빠른 금리 하락세로 전환된다면…. 오매불망 금리 하락 전환만을 기다린다면 이제는 금리 레벨보다는 금리의 방향성이 고점에서 바뀌는 것에도 뜨겁게 반응할 수 있겠죠.

이 얘기하면 아재 인증한다고 할까봐 두렵습니다만… 어렸을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게임을 했었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계속 반복하는데.. 그 얘기할 때마다 술래가 다가와서 등을 찍고 도망치죠… 그 넘들 중 하나라도 잡지 못하면 다시 술래가 됩니다. 상대가 등을 보이고 있는 저한테 정말 가까이 다가올 수록…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얘기를 매우 매우 짧게 하게 되죠. 그래서 나중에는 “무궁화 꽃이…”하면서 뒤를 돌아보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게임을 안해보신 분은 이해를 하지 못하실 겁니다. 민감해지면 민감해질 수록… 그 반응은 더 빨라지는 듯 합니다. 오늘 에세이, 채권 시장과 주식 시장의 다른 반응에 대해 말씀드려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