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3. 15:27ㆍ카테고리 없음
방학에 재택근무라 고향 대구에 내려와서 일하고 있는데... 일하기 적당하고 분위기도 마음에 드는 커피숍을 찾는 것도 일이다.
아내와도 떨어져, 아직 차마 별거라고는 못하겠다, 아이와도 떨어져 가족이 뿔뿔이 찢어져 살고 있는 요즘, 외롭고, 그립고, 억울하고, 힘든 나날들의 연속이다. 당장 다 포기하고 싶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이유는 아들들이 있기 때문이다.
커피숍을 찾는 기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나중에 아들이 대학생쯤 되었을 때 아들과 함께 고향을 산책하면서 아들에게 "내가 그 때 여기서 너 보고싶은 거 참아가며 힘들게 일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커피숍이다. 그러려면 커피숍이 20년 이상 장사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커피숍을 아직도 찾지 못했다.
내가 학력고사 치고 대학입학하기 전 처음으로 소개팅을 했던 커피숍이 동성로 교동시장쪽 란지 커피숍인데... 30년 넘게 영업을 하다 최근에 쥬얼리 도소매상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장사를 30년 50년 이어갈 커피숍이 보이지 않는다. 자꾸 바뀌는 거 보면 서글프다. 장사 안돼서 업종 바꾸는 사장님 마음도 슬프겠지만...
오래 갈 수 있는 커피숍을 찾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그냥 분위기 좋은 커피숍을 찾고 있다. 여기 바리스트로 커피숍은 분위기는 참 좋다. 게다가 커피숍의 위치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는 예각으로 꺾어진 삼거리의 꼭지점이다. 이 커피숍이 거기에 딱 있다. 그런데 작업하기가 너무 불편해서 다시 찾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