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3. 15:28ㆍ카테고리 없음
[무당이 무서워하는 사주를 가진 사람]
점을 치러 무당을 찾아가는데 무당이 무서워하면서 "여기 왜 왔냐? 나보다 미래를 더 잘 알면서 왜 여길 왔냐? 여기서 빨리 나가라"하면서 쫒아내는 사람이 있다. 사주에 귀문관살(鬼門關煞)을 가진 사람이다.
귀신 귀, 문 문, 빗장 관, 죽일 살(煞이라고도 쓰고 殺이라고도 쓴다). 말 그대로 귀신이 붙은 것처럼 생사,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영통력을 발휘한다는 살이다.
무당은 자기에게 붙은 귀신의 파워와 상대에게 붙은 귀신의 파워에 따라 철저하게 위계관계를 가진다. 무당은 자기에게 붙은 주신에 지배당하지만 귀문관살을 가진 사람은 온갖 귀신이 다 붙고 그 귀신 중에는 무당이 모시는 주신보다 파워가 더 쎈 귀신이 붙을 수도 있으니 무당이 귀문관살 가진 사람을 피하는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한다. 나는 종교적 관점이 불가지론자이고 귀신이나 영혼, 저승, 내세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긍정하지도 않는다. 그것들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까지 귀신을 못봐서 귀신을 모른다.
-불가지론자가 영혼, 내세를 부정하지 않으니까 불가지론자에게 종교를 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불가지론자들은 죽을 때까지 절대로 종교를 가지지 않는다. '알 수 없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냐'는 게 불가지론자여서 무슬림이 개종하는 것보다 불가지론자가 종교를 가지는 것이 더 어렵다. 암튼...-
현실적으로는 사주에 귀문관살이 있으면 두뇌가 뛰어나고 특히 직관력, 예지력이 뛰어나고 예술적 감수성이 뛰어나지만 그만큼 정신이상이나 신경쇠약에 잘 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현대 명리학은 신살론을 중시하지 않지만 신살 중에서 몇 가지는 아직도 중시한다. 도화살, 역마살, 괴강살, 귀문관살 등등.
다만 과거에는 이들 살성(殺星, 煞星)을 무조건 나쁘게만 보았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좋게 보기도 한다. 사주 원국과 운세의 방향이 좋으면 해당 분야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권력과 부를 누리게 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현대 명리학의 신살에 대한 관점이다. 물론, 반대로 사주 원국과 운세의 방향이 나쁘면 해당 분야예서 나쁜 역할을 하고 힘들어진다고 본다.
예를 들어 도화살은 삼종지도 남성가부장 유교 사회에서 도화살 때문에 여러 이성의 인기와 관심을 끌어 관계를 맺게 되면서 매우 비천한 삶을 살게 되는데... 관심과 인기, 미모, 홍보파워가 자본이 되는 요즘은 도화살 덕에 미모 또는 이성에 대한 인기에 힘입어 연예인이나 셀렙이 되고 선거에서 표를 끌어모아 부와 명예, 권력을 누릴 수도 있다고 본다. 국힘 나경원 의원의 사주가 도화살로 권력을 얻는 대표적인 사주다.
또 역마살은 안정적으로 정착을 해야 하는 농경 대가족 사회에서는 역마살 때문에 떠돌이 부평초 같은 부박한 삶게 되는데... 상업과 교통,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한 현대는 정착, 고착된 것이 오히려 흉하다. 돌아다녀야 부가 생긴다. 그래서 요즘은 역마살 덕에 부와 권력을 누릴 수도 있다고 본다.
귀문관살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귀문관살을 가진 사주는 영매(靈媒), 무당, 환쟁이(화가의 멸칭)와 정신이상자의 사주라고 단정적으로 나쁘게 봤다.
그러나 요즘은 사주원국과 운로에 따라 귀문관살 덕에 영통력, 직관, 예측력, 예술적 감수성을 발휘해 미래학자, 자산운용사(투자전문가), 화가 등 예술가, 신흥종교지도자, 정책전문가, 전략기획자 등으로 출세할 수도 있다고 본다.
내가 갑자기 귀문관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내 사주에 엄청나게 강한 귀문관살이 들었다는 말을 들어서다.
주말에 심심해서 동성로에 있는 한 역술가를 찾았다. 손금과 관상을 보는 데에 5천원이라고 해서 한 번 들렀다.
그냥 5천원 주고 손금과 관상만 보려고 했는데 역술가는 "신년이 되고 했으니 1년 신수도 봐야하지 않겠냐"면서 "1년 신수를 보면 손금과 관상은 공짜로 봐준다"고 했다. 1년 신수는 1만원이었다.
그래서 1년 신수를 보기로 했는데 역술가가 내 사주의 생시가 축(丑)시라는 것을 두고... 자기는 하루의 시작을 인(寅)시로 본다면서 축시는 그 전날에 태어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일주(日柱)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의 관법에 따르면 내가 갑진일생(甲辰日生)이 아니라 계묘일생(癸卯日生)이 된다. 사주팔자의 근본이 달라지는 것이다.
계묘일생이 되면 을묘월의 격국이 양인격이 아니라 식신상관격이 된다. 그리고 무신년생(戊申年生)이 경우 卯가 귀문관살이 된다. 게다가 태어난 날, 일지에도 卯가 있는데 이런 경우를 쌍귀문관살(雙鬼門關煞)이라고 한다.
쌍귀문관살은 귀문관살 중에서도 매우 강력한 귀문관살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리고 쌍귀문관살 중에서도 월지(月支)와 일지(日支)에 귀문관살이 있으면 쌍귀문관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귀문관살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게다가 월주 전체가 같으면 (간여지동, 干與支同) 예를 들어 을묘월 처럼 천간과 지지가 같은 경우는 일지월지 쌍귀문관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쌍귀문관살, 즉 일월지 간여지동 쌍귀문관살이 된다.
게다가 그 쌍귀문관살이 식신상관에 해당하면 식신상관의 특징인 지력과 예측력이 결합해서 일월지 간지여동 쌍귀문관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식신상관 일월지 간여지동 쌍귀문관살'이 된다. 내 사주가 그렇게 되었다는 것인데... 즉 "엄청나게 극강(極强)한 귀문관살 사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木기운 식신상관 귀문관살이 너무 강하고 癸일간이 신약하면 자칫 신경쇠약이 심하고, 정신적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속되게 말해서 '머리가 너무 좋아서 미쳐버린 사람'의 형국. 그런데 다행히 생시가 계축시라서 일간이 조금 신약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계일간과 같은 동기가 있고 뿌리가 있어서 튼튼하고 괜찮게 된다.
그래서 그 역술가는 내 사주를 보면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당은 아니라서 나를 내쫓아내지는 않은 듯하고 ㅎㅎ.
역술가는 내게 "뭐든지 신통하게 다 알아낼텐데... 여기 올 필요 없을 거 같은데..." 이런 말을 했다.
그래서 "나도 명리학을 한다"는 말은 못해주고 "사실 말씀하신대로 제가 예측력이 좋아서 국제정세를 다 예측해내고 주식이나 부동산을 정확하게 예측을 해왔다. 취미로 주식 투자자문을 해주는데 예측하면 모조리 다 적중해서 사례비로 푼돈을 받은 게 지금까지 기천만원이 된다"는 정도로 말해줬다.
내가 찾은 역술가가 보는 관법은 1년의 시작, 하루의 시작이 언제냐라는 명리학계의 오랜 논쟁과 관련이 있다.
동양학, 역학에서는 1년의 시작이 언제부터인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관점이 있다.
주역과 기문둔갑적 관점에서는 동지(子月)를 새해의 시작으로 보고, 풍수와 오운육기적 관점에서는 대한(丑月)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고, 자평명리와 육임적 관점에서는 입춘(寅月)을 새해의 시작으로 본다.
주역과 기문둔갑은 천시를 중시하고 풍수와 오운육기는 지리(지축의 기울기, 그에 따른 바람과 물의 흐름과 이치를 말하는 듯)를 중시하고 자평명리와 육임은 인화(사람들 사이의 관습)을 중시하기 때문인데... 중국 전통 예법과 관습은 입춘(춘절)을 새해의 시작으로 본다.
하루의 시작도 여러 가지 관점이 있다는 것을 그 역술가를 만나기 전에는 잊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야자시론도 하루의 시작이 언제인지와 관한 명리학적 논쟁이다.
예전에는 자시(전날 밤 11시)부터 하루의 시작이라고 봤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24시가 되면서 하루의 시작이라고 보는 게 야자시론이다.
그런데 야자시 외에도 인시(寅時)를 하루의 시작이라고 보는 게 중국과 한국의 오랜 관행이다. 이에 따라 한해의 시작을 木기운이 발동하는 寅月부터라고 보는 것처럼 하루의 시작도 木기운이 발동하는 寅時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논리다.
또 사회가 복잡 다단해지면서 올빼미형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도 많아지기 때문에 축시에 하루가 끝나고 인시에 하루가 시작된다는 논리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나도 올빼미형이다-
이렇게 야자시론에 따르면 태어난 날의 일진이 달라진다. 마찬가지로 寅木 人和論을 따라도 태어난 날이 일진이 달라진다. 야자시가 되기전, 인시가 되기전까지는 그 전날에 태어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내가 계묘일생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그 역술가의 풀이를 듣고 '아... 내가 계묘일생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최고의 명리학자 중 한 분으로 알려진 수인 박래옥 선생이 내 사주를 보면서 놀라서 "제자로 들어오라"고... "수제자로 키워내겠다."면서 강력하게 추천했다. 수인 선생은 내가 명리학을 하면 40대 중반 이후로 한국 최고의 명리학자가 된다고 했었는데... 이해가 된다.
야자시논쟁, 인목 인화론 논쟁에서 무엇이 옳으냐 무엇이 기준이 되느냐에 관해서는 둘 다 참조하되 그 사람의 인생 이력을 봐서 맞는 것을 따른다는 게 명리학계의 통설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인목 인화론에 따라 계묘일생으로 보는 게 더 맞는 거 같다. 일단 내가 갑진일생, 양인격 편관용신 사주라고 봤을 때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성격이나 관심사, 적성 등에서... 갑진일생이면 조직과 잘 어울리고 법학 등이 적성에 맞는데 나는 정반대다. 나는 어려서부터 그림과 예술에 관심이 많고 소질을 발휘해왔었다.
계묘일생이면 나는 상관격이다. 원래는 식신격인데 식신이 많고 매우 강하면 식신격은 상관격과 차이가 없어지고 상관격으로 보게 된다. 뭉뚱그려서 식신상관격. 상관(傷官)은 말 그대로 관을 상(傷)한다는 뜻. 관은 조직, 규율을 상징한다. 상관은 조직, 규율에 맞서서 자유로움을 추구하게 된다.
아무튼 식신상관격은 예술이나 글쓰기쪽으로 특기를 발휘하고 두뇌가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남을 도와주기를 좋아하는데 한 번 화가 나면 크게 화가나서 주체를 못하는 성격이다. 그리고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성격이 된다.
관이 있는 양인격은 자제력이 매우 강하고 규범을 중시하기 때문에 고리타분한 측면도 있다. 상관격과 양인격(관성이 존재하는 양인격)의 성격은 서로 정반대다. 내 성격은 상관격 성격에 더 가깝다.
나의 경우 신강한 갑진일생인 경우(양인용관격)나 신약한 계묘일생인 경우(상관용인격) 모두 운세는 똑같이 흐르고 게다가 金을 용신으로 하는 것까지 똑같다.
좀 복잡해졌다. 암튼 지금 정책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극강의 귀문관살을 가진 사주를 생각할 때 적성과 진로는 잘 잡은 거 같다. 내가 앞으로 무당을 할 일은 없을 것이다. 무당을 하기에는 나의 일간이 튼튼하고 앞으로의 운세가 너무 좋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