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테니스반에 들어 활동을 했었다. 테니스반 선배 중에 엄경호라는 선배가 있었다. 학과 선배이기도 했다.

2023. 3. 3. 15:31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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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모교 대학에 왔다. 게시판 여기저기에 대기업 현장실습생, 인턴 모집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대기업이 학생들을 그냥 바로 모셔가는 추천서 안내문이 붙어있었는데...

학교 다닐 때 테니스반에 들어 활동을 했었다. 테니스반 선배 중에 엄경호라는 선배가 있었다. 학과 선배이기도 했다.  엄 선배와 나이 차이가 많아서 친하게 지내지는 못했지만 엄 선배가 워낙 테니스를 잘 쳐서 인기 있는 선배였고 나도 존경했었다.  

그 선배가 졸업할 때, 삼성전자에 입사했었다. 그 소식을 듣고 들었던 생각이 '아 엄 선배가 테니스를 많이 치느라 공부를 못했구나'라는 생각이었다.  당시는 삼성이니 현대니 하는 기업들은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선택하는 진로였기 때문이다.

과에서 공부를 제일 잘하는 아이들은 사법시험, 행정고시를 준비했다. 대략 과의 30% 정도.  그 다음으로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은 한국은행, 안기부(지금의 국정원, 유독 이 학교에서는 안기부의 인기가 높았다), 기타 공기업을 준비했다. 이 애들도 한 30%정도.

중간 이하 정도 되는 아이들이 대기업을 갔었다. 이것도 그냥 대충 학과사무실에서 나눠주는 입사 추천서 선착순으로 받아서 대충 입사했다.

공부를 가장 못하는 아이들이 7급공무원을 준비했다. 이거는 7급 공무원으로 간다는 게 부끄러워서 숨겼다.  7급은 고시를 준비하다가 안돼서 마지못해서 선택하는 진로였는데 90년대 들어서는 바로 7급을 준비하는 아이들도 조금씩 생겨났다.

그렇게 대충 대기업에 들어간 학생들이 대기업을 지금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만들어 냈으니... 참. 대단하다 싶다.

지금 학생들이 그 때 80년대 학생들보다 실력이나 뭐가 부족하겠나 싶은데 대기업 들어가기가 그렇게 어렵고 공무원도 7급, 9급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때와 장소를 잘 타고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자리 구하러 한국에 들어와서 힘들고 단순한 일 하고 있는 동남아 명문대 출신들이 능력이 부족하겠나 뭐가 부족하겠나...

때와 장소를 잘 타고나지 못했으면 때와 장소를 잘 찾아가기라도 해야 한다.  

ps.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진로지도하시는 학원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학원 선생님이 동남아에 큰 기회가 있다고 학생에게 말했다가 학생은 진로지도 선생이 자기를 무시하는 말로 알아듣고 사단이 벌어졌단다.  학교 선생도 학생 편을 들고...

참 그 학생 깝깝하다. 조선 양반 사고방식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려고... 게다가 인종차별 의식까지 있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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