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실적 허위/과장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

2023. 3. 31. 21:22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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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스타트업의 실적 허위/과장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

기업을 평가할 때 가장 공식적인 지표는 재무제표지만 스타트업의 경우 여기에 드러나지 않은 여러가지 핵심 지표들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MAU(월간 활성 사용자수)"나 "회원가입수", 혹은 우리와 같은 상품중개업(플랫폼)을 영위하는 비즈니스의 경우 "GMV(거래액)"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기성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의 성장 지표를 파악함에 있어 핵심이 되는 지표지만, 재무제표와는 다르게 외부 감사를 통해 그 진위여부를 면밀히 체크하거나 검증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회사는 각자의 집계방식을 교묘히 활용해 지표를 보다 유리하게 해석, 집계하기도 하고 대세감을 드러내고자 과장된 지표를 PR에 활용하기도 한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검증할 방법이 없으니 회사가 제시한 지표를 받아 그대로 기사화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허위 실적 기사가 배포되고 - 예컨대 전체 타겟 시장의 절반을 우리가 점유했다는 등의 - 허무맹랑한 소설이 뉴스로 나오는 상황이 이상하지 않게 된 것이다.
(간혹 공시된 재무제표를 분석한 기사들도 나오긴 하나 산업의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매출의 인식 기준을 총액과 순액도 구분하지 않고 단순 매출액 비교하는 등의 수준에 머무른다.)

통상 이러한 스타트업의 핵심지표는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실사"라는 작업을 통해 검증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고객 지표나 거래 지표는 회사의 백데이터를 통해 형성 되어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회사가 제시하는 데이터를 신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 데이터양이 매우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깊이 파고들어 회사가 제시한 지표와 백데이터, 신고된 결산 재무제표와의 상관 관계 대사 및 검증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통상 벤처캐피탈의 실사는 수천만원 수준의 비용을 들여 외주 회계법인에 위탁한 실사다 보니 그 규모와 깊이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VC 투자 유치 실사부터 그 10배 수준에 달하는 대기업 주도 실사까지 다양하게 받아본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검증 작업을 위해서 실제로 높은 사양의 컴퓨터, 여러 명의 대사 작업자들과 그들의 실력, 집요함과 오랜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막대한 비용의 실사를 투자하지 않는 선에서는 외주 회계법인이 그러한 작업과 검증을 완전히 수행하기 어렵고 주로 여러 VC가 참여하여 클럽딜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VC 실사에서는 그 큰 비용과 시간을 투여한 실사 진행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추가로, 실사를 통한 검증도 투자 유치 당시에만 유효하고 그 이후의 실적 집계와 관리는 온전히 기업의 재량으로 돌아가기에, 객관성 입증에 근본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스타트업이 실적 과장을 하는 이유, 혹은 그렇게 해도 이상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해도 당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거짓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어 소수의 악용 사례가 존재할 뿐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직한 지표 관리를 통해 주주 혹은 투자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거짓말은 항상 그러하듯 또 다른 거짓말을 야기시키고, 점차 눈덩이처럼 커지기 마련이다.
또 소기 목적 달성을 위한 특정 대상만을 속이는데 그치지 않고, 그 산업과 시장 전체를 왜곡 시킬 수 있으며, 그 시장에 종사하는 또 다른 회사들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눈먼돈 구조와 시스템이 아이러니하게도 시장 유동성의 저하로 일시적으로나마 차단 되었다.
정직하고 업의 본질을 잘 이행하며 진짜 가치 있는 스타트업들이 많이 투자 받고 성공하는 합리적인 시장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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