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악 말고 개혁합시다

2023. 5. 6. 10:39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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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의원글 ㅣ 《선거제도, 개악 말고 개혁합시다》

20년 만에 국회 전원위원회가 열립니다. 오늘부터 나흘 간, 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제출한 선거제도 개편안에 대한 토론을 이어갑니다.

전원위원회는 말 그대로 국회의원 ‘전원’의 참여가 보장되는 논의기구입니다. 선거제도 개편을 전원위원회로 논의하는 이유를 되짚어봐야 합니다. 제대로 된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과 소수정당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득권 거대 양당 중심의 논의가 아니라, 국회의원 모두의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나은 선거제에 대한 고민 없이, 양당의 합의가능성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현실입니다. 전원위원회는 거대 양당의 구색 맞추기용 알리바이가 아닌, 충분한 숙의와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양당끼리만 선거제 개편의 방향을 정한다면 전원위원회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무분별하고 비효율적인 난상토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개혁 방향을 두고 토론합시다. 기본소득당을 비롯한 소수정당이 합의 테이블에 참여할 권한을 보장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기본소득당은 전원위원회 논의를 다음과 같이 진행할 것을 제안합니다.

먼저 선거제도 개혁의 원칙과 방향성부터 합의해야 합니다. 연동형 비례제도 확대를 목표로 둘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목표로 둘지를 중심으로 다시 논의합시다. 이를 결정한 이후에야 국회의원 정수와 비례대표 비율에 관해서도 생산적으로 토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순서대로 합의를 만들어가야지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합니다. 지금의 난상토론 방식은 정치개혁을 구체적으로 이뤄낼 책임을 미뤄둔 채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전원위원회는 무력화되고, 선거제도 합의는 결국 거대 양당의 담합으로 회귀하고 말 겁니다.

덧붙여 정개특위가 의결한 선거제도 개편안은 명백한 ‘개악안’입니다. 전원위원회에서 선거제도 개악을 막고, 제대로 된 개혁을 위한 논의를 열어야 합니다.

기본소득당이 제안하는 선거제도의 원칙은 완전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정수 확대입니다.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표의 등가성을 가장 잘 구현하는 완전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국회의원의 특권과 기득권은 줄이고 더 많은 국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는 의원정수 확대 역시 필요합니다.

누더기가 된 선거제도 개편안으로 첫 단추를 잘못 꿰기는 했지만, 여전히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나흘 간의 전원위원회는 선거제도 개편을 ‘개혁’으로 만들 수 있는 마지막 불씨입니다. 무책임한 난상토론을 넘어 합리적인 논의 과정을 정하고, 소수정당에게 충분한 시간과 참여를 보장하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그렇게 해야만 선거제도 개악이 아니라,
개혁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2023년 4월 10일
제19차 대표단회의에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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