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5. 16:12ㆍ카테고리 없음
#세자매
강제 동안거에 돌입한지 6주째다.
무료함에 넷플릭스를 검색하다 눈에 들어온 영화
'세자매'
이승원 극본, 감독으로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모델) 캐릭터 강한 여배우 셋이 주인공이다.
세자매 중 첫째는 늘 괜찮은 척하는 소심덩어리이지만 남들 모르게 자신의 몸을 칼로 베고, 나뭇가지로 긁어 학대한다. 둘째는 교수의 아내이고 완벽한 척하는 가식덩어리로 교회에 미쳐있고 성가대 지휘자이다. 남편의 바람 상대인 여자를 냉혈인이 되어 공격한다.
세째는 극작가로 타인에게 의존성이 강하고 매일 술에 쩔어 여기저기에 주정을 한다.
영화 중반까지 세자매의 돌아이같은 독특한 캐릭터에 왜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영화 초반에 친정 아버지 생일모임이란 복선이 깔려 있긴 했지만 영화 종반에 아버지 생일모임에 다함께 모여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이럴 수밖에 없었던 세자매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둘째딸 문소리가 아수라장이 된 생일 모임에서 아버지에게 울부짖는다.
"아버지 저희들에게 사과하세요!! 사과하시라고요!!"
이 장면에서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었지만 가슴이 저리고 아파왔다.
첫째딸과 정신적 문제가 살짝있는 막내아들은 아버지의 외도로 엄마가 다른 이복 형제였고, 둘째, 셋째딸이 엄마가 같다. 게다가 어릴적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시달림을 당하며 자라왔다. 어릴적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이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고통스러워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어릴 적에도 외도와 가정폭력을 끝없이 행하던 아버지들이 너무나 많았던 시대였고, 그로인해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2세들과, 그들에게서 키워진 3세까지도 대물림이 되어 고통스러워하는 가족들이 우리 주변에도 꽤나 많다. 그러나 그 아버지들도 시대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외로움과 슬픔을 우리는 이해해야한다. 그들도 힘들고 아픈 어린시절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단절되어야한다. 더이상 이런 고통과 슬픔이 대물림이 되어서는 안된다.
누군가는 한 번쯤 다루어야 할 주제를 이승원 감독과 캐릭터가 강한 배우들 (특히 모델인 장윤주의 연기와 표정은 가히 창찬할 만 하다)이 잘 표현한 영화이다.
혹여, 이 영화를 보실 분들은 마음 단단히 먹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슴이 무척이나 저리고 아릴 영화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의아버지
#전쟁
#외로움
#대물림
#단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