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회 증언 얘기듣고 사실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다시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릴 수 있다..

2023. 6. 2. 00:13우리가 알아야할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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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글 ㅣ 파월 의회 증언 얘기듣고 사실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다시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릴 수 있다.. 물론 그 앞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말은 붙였지만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제대로 인지한 것은 2021년 1월부터였죠. 여기서 인플레이션 얘기를 이미 시작을 했었구요… 3월 정도부터는 인플레가 강해질 것이라는 예고를 합니다. 다만 그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했죠. 그리고 일시적일 것 같았던 그 인플레이션은 2년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시적이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을 연준이 인지했던 것은 21년 7~8월이었구요, 이 때 FOMC와 잭슨홀 연설을 통해 연내 테이퍼링을 시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21년 11월 테이퍼링이 시작되었죠.

다만 테이퍼링에도 불구하고 금융 시장은 상당히 뜨거웠고 인플레이션은 식을 줄 몰랐습니다. 이에 연준은 조기 테이퍼링 종료와 함께 금리 인상을 고민했는데요… 22년 1월부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테이퍼링을 조기에 끝내야 한다.. 이런 얘기가 많았지만 파월 의장은 꿋꿋하게 테이퍼링의 스케쥴을 맞춰갔고 22년 3월에야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합니다. 여기서 나온 비판은 1월에 인상할 타이밍을 놓쳤으니 3월에는 50bp로 가야 한다… 라는 것이었는데.. 당시 2월 말에 발발했던 러-우 전쟁의 불확실성 등을 핑계로 3월 25bp인상으로 대응하게 되었죠. 그리고 뒤늦게 5월에 50bp, 6월에 75bp를 밀어올리게 됩니다. 6월 75bp를 밀어올리고 난 다음에 시장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파월은 다소 걱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금융 시장이 너무 흔들려서… 경기 침체가 강하게 오면 어케하지.. 라는 걱정이 그거였죠. 그래서 아주 온화한 표정으로 중립 금리 수준까지 금리 올라오면 추가 긴축에 대해서 여러가지 고민을 해보겠다는 식으로 떡밥을 던지게 되죠.

이런 5월과 6월의 강한 긴축 스탠스에 놀라서 쪼그라들어있던 시장은 6월의 그 어루만짐에 감격하게 되죠. 그리고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시장은 강력한 랠리로 화답합니다. 나스닥이 저점 대비 단숨에 25%반등했죠. 그런데요.. 이렇게 뜨거운 시장을 보면서 파월은 걱정이 된 듯 합니다. 이렇게 자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 인플레 잡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그걸 보고서 파월은 22년 8월 잭슨홀에서 ‘다 죽었어’라는 8분 짜리 코멘트를 하고 내려가게 되죠. 환호성을 지르던 시장은 단숨에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당시 환호성이 얼마나 강했었냐면… 파월이 잭슨홀에서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할 것이라는 생각에 잭슨홀 연설 내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8분짜리 겁나는 연설에 하락보다는 상승폭을 소폭 줄이는 것으로 반응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분위기는 크게 바뀌게 되죠.

그러던 중 11월 정도가 되자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과 함께 흔들렸던 시장과 경기 침체 우려가 상당히 걱정된 파월은 고민을 하다가 긴축을 세단계로 구분하게 되죠. 금리 인상 속도, 최종 금리의 높이, 그리고 지속 기간.. 이 셋으로 구분한 후에 1단계인 금리 인상 속도는 마무리 국면이라는 코멘트를 던졌구요.. 지난 1월 FOMC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금리 인상 속도는 이제 테이블에서 내렸다는 스탠스를 전면에 드러냈답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대신에… 최종 금리 레벨을 올리고.. 그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하겠다는 쪽으로 겁을 줘서 마켓을 진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겁니다. 그러면서 얘기하죠…강펀치가 아니라 다소 약한 펀치로도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조절할 수 있다구요.. 그럼 성장은 크게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은 잡을 수 있으니… no landing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최종 금리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으름장도.. 그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압박도 시장에서는 그리 감동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연준은 이로 인해 성장 둔화가 나타나게 되면 앞에서 보여왔던 것처럼 어김없이 피벗으로 돌아설 것이니까요… 지난 10년간 보여왔던 연준의 피벗의 역사가 그러했고… 지난 해 강한 긴축을 이어오면서도 계속해서 1월 완화 - 3월강화- 6월 완화 – 8월 강화 - 11월 완화로 약 3개월 단위로 오락가락하니.. 피벗 기대가 상당히 크게 작용할 수 밖에는 없을 겁니다. 당장은 하락해도 결국에는 오를 것이라면… 굳이 쫄 필요가 없죠. 지금 저렴할 때 사도 되는 것이구요…(결국에는 오를 것이라면)… 지금 갖고 있는 것을 쫄아서 팔 필요도 없습니다(결국에는 오를 것이라면..)…

자산 시장이 더욱 강세를 나타내고… 그 낙관의 기운을 받아서 고용 및 물가 지표가 다시금 고개를 쳐들자.. 파월 의장이 또 반대 방향으로 생각을 하시는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시 금리 인상 속도로의 유턴을 시사하게 된 거겠죠. 높이와 지속 기간만으로는 시장에 씨알이 안먹히니까요… 놓아두면 알아서 연준의 스탠스를 따라올거야… 라는 생각을 했는데.. 쉽게 따라오지 않는 겁니다. 시간을 더 주면 되쟎아요.. 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인플레가 목표치를 넘어선 것이 지난 21년 3월이었쟎아요.. 벌써 2주년 기념일입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강한 기침을 2년간 한 거죠. 이거 기침인가요… 폐병 고질병인가요…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지죠. 연준은 성장도 걱정하지만.. 인플레가 고질병이 되는 것이 훨씬 두렵습니다. 이번에 파월은 인플레 고질병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듯 합니다.

정리하면 22년 1월 완화 – 3월 강화 – 6월 완화 – 8월 강화 – 11월 완화 – 23년 3월 강화… 이런 식의 오락가락을 반복하게 된 겁니다. 시장에 다시금 속도 상향 기대가 형성되면 3월 FOMC에서 50bp인상을 못하게 되었을 때… 최종 금리 목표인상 카드를 쓰더라도 시장은 환호할 수 있죠. 50bp인상할 줄 알았는데.. 안했다구요… 대박 호재라고…

채권 시장에서 2년과 10년 국채 금리는 100bp이상 벌어졌죠. 경기 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내뿜고 있습니다. 반면 주식 시장은 장막판에는 하락했지만 파월 연설 직후에도 그게 뭐.. 정도로 반응했죠. 마치 지난 해 8월 잭슨홀 연설 때처럼..  

애니웨이.. 이번 주 고용지표와 차주 CPI를 보시죠. 앞차가 좌회전 깜빡이켜고 우회전하는 케이스를 보는 느낌입니다. 보통 앞차가 이렇게 움직이면… 어떤 반응이 나오죠?^^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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