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촛불 시민분들을 만나고자 숭례문을 찾았습니다.ㅡ용혜인

2023. 5. 21. 09:49우리가 알아야할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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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촛불 시민분들을 만나고자 숭례문을 찾았습니다. 참 많은 분들께서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반겨주셨습니다. 다만 긴장했던 탓인지, 발언 내내 목상태가 좋지 않아 참 송구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경청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또 광장 위에서 반갑게 인사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 전하고자했던 연설문을 공유드립니다.

⬇️ 연설문 전문

오늘처럼 볕 좋은 날, 봄의 마지막, 그 앞에 전국에서 촛불 시민께서 이곳 숭례문에 가득 모이신다기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드리려고 왔습니다.

엄마 마음이 다 그렇듯 오늘처럼 좋은 날에는, 저도 시간 좀 내서 두 살 아이에게 세상 구경 조금이라도 시켜주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들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연인과, 또 친구들과 손에 손잡고 산으로, 바다로 같이 놀러가서 못다한 대화도 하고, 같이 떠들고 웃어야 하는데 이렇게 다시, 광장에 모여야 한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국민의 삶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의 잔인한 폭주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것 같아, 국민의 대표자로서  주신 소임을 다 해내지 못한 것만 같아 부끄럽고, 송구한 마음도 듭니다.

뉴스로, 또 영상으로 매주 촛불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정치가 가야 할 길을 잃어버리고, 해야 할 일을 머뭇거릴 때 광장에서 더 넓은 연대로, 더 강한 단결로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싸워나가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처럼 굳건하게, 그리고 끈질기게  윤석열 정권의 거대한 퇴행을 막아내는데, 촛불행동이 광장에서 그러하듯,  저 또한 저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함께 열심히 해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윤석열 정권 1년입니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보수정당의 권세에 올라타 대통령이 되고 1년, 얼마나 많은 원칙이 무너지고 있습니까.

국민의 삶이 무너지다 못해, 시민의 희생으로 지켜온 공공선의 가치, 민주주의, 민생경제, 자유와 인권, 평등, 평화 모든 것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하나하나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정치는 사라지고, 경제는 망가지고, 안보는 위험해지기만 합니다.

국민은 대통령을 뽑았는데 아직도 검찰총장 노릇만 하고 있습니다.

협치한다더니, 야당 대표 한 번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국가를 책임질 공직자를 임명하랬더니 자기 옆 권력이 스며든 곳곳에, 아는 사람들, 친한 사람들, 검사 후배들만 줄지어 데려오고 있습니다.

법치주의라더니 당무개입, 선거개입해서 내 사람 심어넣기, 줄 세우고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 원칙까지 유린하고 있습니다.

검찰에 이어 경찰, 감사원 다 손에 쥐었다고 입법부든 사법부든 다 무시하고, 바이든 날리면 했다고 언론 때리고,  정당한 파업했다고 노동조합 때리고,  대통령 비판한다고 시민사회 때리고,  뜻대로 안 하다고 공무원 협박하고, 그 다음은 누구입니까. 대체 어디까지 갈지 가늠할 수조차 없습니다.

경제는 어떻습니까. 고금리·고물가로 민생경제가, 서민들, 자영업자들, 노동자들 지갑이 텅 비어가는데  윤석열 정부가 뭘했습니까. 부자감세, 부동산 규제풀기만 하고 있습니다.

미국 가서 우리 수출기업 살릴 방안 찾아오랬더니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은 실적 하나 없이  아메리칸 파이 노래만 부르고 왔습니다.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보수 정권이 잘한다던 외교·안보는 어떻습니까. 무책임하게 대통령실 옮겨서 국방 공백, 도청 위협 만들고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은커녕, 미국의 핵무기에 매달려서 살상무기 몰래 보내다 걸리고 중국·러시아의 위협 속에 평화만 바라는 한반도 위기만 고조됐습니다.

아무도 바라지 않는 대승적 결단으로  일본에게 다 내주고 국민을 욕보이더니 이젠 심지어 검증단도 시찰단도 아닌 견학단을 보내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수산물 수입을 용인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내팽겨치고, 다시 돌이킬 수조차 없는 인류적 범죄행위에 앞장서는 일을 대한민국 국민 중 누가 허락했습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을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시는 게 국민에게 더 나은, 그저 무능한 대통령이 아니라 매우 위험한 대통령.

이런 정권과 지도자를 저는 정말 처음 겪는 것 같습니다.

이태원 참사 200일이 되도록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국민 앞에 단 한번도 공식 사과하지 않았던 것처럼, 군부정권의 국가폭력에 맞선 오월 광주의 민주화 역사를 망언과 조롱으로 희롱한 여당 지도부와  광주에 가선 5.18 정신 헌법 수록 대신 AI 광주 같은  처참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보시절, 칠언절구 지키지도 않을 말로 정치를 희화화하더니 대통령이 되어서도 자유민주주의, 여섯 글자 이상을 말하지 못하면서 그 뜻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야말로 철학이 없는 대통령을 보면  참담함을 넘어, 이제는 실소가 나올 지경입니다.  

지지율이 1%가 되더라도 할 일을 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국민이 아닌 대통령만 추종하며 국정운영 대신 권력만 탐하는 여당 국민의힘. 이제 정말 심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은 임기 4년 동안  얼마나 더 큰 위협이 다가올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광장이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치의 역사적 전통이었습니다. 4.19가 그랬고, 5.18이 그랬고, 6월이 그랬고, 촛불이 그러했듯 권력이 마지노선을 허무는 퇴행으로 폭주할 때 이를 막아섰던 것은 광장의 힘, 촛불의 힘,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오늘 여기 우리가 모인 이유처럼
더 단단하게 단결하고, 더 넓게 연대해서  
이 거대한 퇴행을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존경하는 촛불시민 여러분, 저보다 더 현명하게 알고 계시듯  
윤석열 정권의 퇴행을 막아내기 위해선 지금은 야권이 분열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께서도 맘 속 깊이 고민하고 계시듯,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정치가 빠져버린 수렁을 오로지 개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에 미래가 있습니다.

야당에 실망하신 마음, 너무나 잘 알고 이해합니다.
비록 제1야당이 국민께서 만들어준 과반의석, 촛불 개혁의 의지를 다 담아내고 충실히 해내지 못한다는 비판. 우리 정치가 뼈 아프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윤석열 보수정권의 퇴행과 폭주에 굳건히 맞서기 위해서라도, 민생개혁 과제를 마저 실현하고,  총선에서 그들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야권의 공고한 연대는 필수적입니다.

기본소득당은 비록 작은 정당, 더 큰 꿈이 있는 정당이지만, 기본소득당의 대표, 단 한 명 국회의원로서 그 어떤 소수정당, 진보정당보다 개혁 과제 실현을 위해, 야당의 합리적인 견제와 견인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누구보다 앞장서 왔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서 야3당 공조를 이뤄냈듯, 개혁입법 패스트트랙으로 단호하게 민생정치로 맞서자 야당 공조를 과감하게 제안해왔습니다.

유능한 정책정당으로서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미래를 그리는  법안 발의, 개혁 입법 공조에 앞장서왔습니다.

당리당략에 따라 특검 처리, 패트 처리를 머뭇거리며 여당에 붙었다, 야당에 붙었다 할 것이 아니라 야권연대에 단호한 결의로 윤석열 정권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합니다.

국회, 정치권부터 야권연대의 기반을 다져서 성숙한 광장을 더 단단하게, 더 넓게, 그리고 그 다음의 정치를 책임질 수 있게 정치와 시민이 결합되도록 나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촛불 시민 여러분,

저는 우리가 능히 이 무뢰배 정권의 거대한 퇴행을 막아내고 촛불이 열망해온 개혁을 실천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본소득당 대표로서 기본소득당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하겠다, 이 약속을 드립니다.

늘 지지와 응원의 눈길로 지켜봐주시고,
그 길을 함께 해주십시오.

외롭지 않게, 함께 맞섭시다.

2023년 5월 20일
전국집중촛불에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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