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치 않게 '아시아나'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2024. 2. 24. 23:32일상정보 꿀팁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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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은_일종의_래퍼다_(ft.영화 '대무가大巫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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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치 않게 '아시아나'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거진 백만년만의 OZ 이용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국적기 이용이 진짜 오랜만이었다. 한식인 비빔밥이 나온 것도 좋았고, 전체적 서비스도 예전 아시아나 몰락의 아픔을 다 잊게 만드는 수준. 그 가운데 가장 좋았던 것이 영화 콘텐츠에 한국어 자막이 포함된 것이다.

국적기가 아닌 비행기엔 한국어 자막이 제공이 되지 않는다. 헤드폰 음질이 워낙 나빠 기내에선 한국어 자막이 없으면 영화 감상이 쉽지 않다. 그래서 12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활용해 간만에 적극적으로 기내 영화들을 빠르게 스킵을 해보았는데, 가장 특히 좋았던 영화가 2022년 10월에 개봉한 <대무가> 라는 한국 영화였다.

1.신세대 샤머니즘?

무속과 관련된 컨텐츠로 히트작을 만들기가 참으로 까다로워 보인다. 내가 투자자라도 선뜻 투자할 맘이 생기지 않을 듯. 우선, 한류 시대에 해외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쉽지 않다. "신끼나 접신接神" 이라는 소재를 외국인에게 이해시키기 일단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곰곰히 따져보면, 무당 샤머니즘 문화가 북방 몽골계의 특수한 문화는 아니다. 예전에 <사랑과 영혼>이라고 번역돼 소개된 "고스트"에는 우피 골드버그가 딱 그런 영매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오히려 무당 문화가 없는 나라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니까 소재는 애당초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랑종>이나 <곡성> 등의 공포영화 소재로 무당은 제격일 수 있다.

오히려 문제는 '세대'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무당 문화가 한국에선 어느새 너무 낯설고 어색한 것이다. 과연 영화의 주소비층인 20-30대 층에서 굿이나 제사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데 이를 받아들 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그런데 감독은 정말 아무런 두려움 없이 공격적으로 "신세대 무당"의 "힙합 정신"을 화두로 영화를 만들었다. 정말 보는 내내, 너무 깜짝 놀라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감동이 사그라들지 않아 2회차 관람 중에 비행기가 인천에 닿았다.

2. 우직한 감독

이한종 감독, 이라는 데 정확한 필모가 없을 정도의 신인 감독이다. 그런데, 간만에 큰 물건이 나왔다는 인상을 받았다. 영화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단 한번도 길을 잃지 않고 일관성 있게 스토리를 밀고 나간다. 코믹이나 다큐, 혹은 드라마 라는 장르 구분도 어색하다. 그냥 딱 "잘 만든 한국 영화" 장르다.

'무당 학원'과 청년 실업을 연결한 기발한 도입 스토리 부터, 신세대 무당을 자원한 각 인물캐스팅까지, 영화가 얼마나 적절한지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청담도령으로 나온 "양현민"이라는 배우가 단연 발군이며, 악역으로 나온 "정경호"가 너무 매력적이라 칭찬을 안할 수가 없다. "박성웅"은 호불호가 갈린다. 이분은 너무 코믹 이미지로 스테레오타입 괴었다. 단연코 2022년에 개봉했던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라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이같이 좋은 영화가 극장 개봉에 실패하고, 국내 ott 시장에 아주 작게 풀렸다는 게 문제 아닐까 싶다. 영화 제목을 잘못 잡고, 코믹한 포스터만으로 이 영화의 컨셉을 전달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안타까운 생각을 먼저 해본다. 나도 몇개월 전, 유튜브에서 이 영화 관련 클립을 몇개 스쳐 보면서 흥미를 느꼈지만, 이 정도로 파격적이고, 감동적인 스토리 인지는 상상도 못했다.

3. 강력 추천

"남자 무당", 박수라는 소재가 등장했으니, 영화의 결론 부분이 힘찬 "굿"으로 끝나는 것은 당연한 귀결. 이 대목서도 감독은 인정사정 없이 관객을 몰아친다. 장난 없다. 솔직히 자막 올라갈 때까지 힙하고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다. 일종의 성장 영화인 걸까.

그러니까, 감독은 굿이나 제사의 정신을 "힙합 정신", 즉 랩rap 이라는 스트리트 컬처와의 접목한 것이다. 실제로 굿은 거리에서 이뤄지니까. "나의 고백"으로 시작하는 루저들의 주절거림이, 리듬을 타고 자신의 박자를 갖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누군가의 한를 풀어주고, 혹은 한을 들어주는 성실한 매개자, 즉 영매의 역할과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하는 혁신적인 발상을 영화로 실천한 것이다.

ps.

1. 2022년 한국 영화를 상당히 많이 봤는 데, <대무가>가 단연 최고였음. <헤.결> 아직 안보았음. 기회 되시면 피하지 마시고 꼭 보시라고. 박성웅 씨가 나온다고 반드시 코미디 영화는 아니라는. 물론 장르는 코미디에 가까울 지도.

2. 개인적으로 별 네개. 일부 재개발 관련 법적 근거는 살짝 이해가 안가지만.

3. 간만에 강력 추천 한국 영화라서 기쁜 마음으로 포스팅. 이 감독님 미래에 영광이 있기를.

펌글 )))))) ●시장에 대한 생각

최근 로봇과 AI에 대한 흐름이 강합니다. 저는 올해 시장 전략의 핵심으로 바벨전략을 말씀드립니다. 구경제와 신경제의 바벨전략, 가치주와 성장주의 바벨전략인데요. 같은 맥락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번 CES에서 화두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Realism'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CES를 정리해서 올려드린 것처럼 핵심 산업은 모빌리티와 메타버스였고, 산업의 본질을 가로지르는 건 'Realism'과 'Human'입니다.

이번 CES와 IRA 법안의 본질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시장의 흐름을 이해해보자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금리가 급등하고 경기침체까지 우려하는 상황은 하나같이 비효율성에서 시작합니다. 2008년 GFC 이후 탈세계화는 진행되었지만 속도가 늦었고,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전기차로의 전환 가속화와 신재생 발전 투자 확대의 흐름을 맞으면서 비효율성이 축적되어 왔습니다. 화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여 전력비가 급등하고, 전기차 대전환에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하구요.

투자가 과잉이었던 신경제에서 고금리/고물가로 비용절감 이슈가 발생하였고 화이트칼라가 잘려나가는 상황에서도 투자가 진행될 구경제에 블루칼라는 부족합니다. 구조적인 노동력 문제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구조적인 현상이 될 것입니다. IRA 법안 이전에 2021년 11월에 승인된 IIJA 법안이 있습니다. 인프라투자 및 일자리 법안이구요. 즉,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쪽이 구경제 쪽에 집중되는 모습이죠. 투자는 과잉에서 부족한 곳으로 이동합니다.

IRA의 함의는 구조조정이 진행된 구경제와 구조조정이 진행될 신경제 사이에서 구경제의 투자를 신경제의 혁신과 연결하는 것에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IRA는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자립의 경제를 만들면서 인플레이션이란 비효율성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기능이 있습니다.

CES에서는 자율주행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습니다. 승용차에서 완전자율주행을 포기하고 Lv 2~3단계에서 수익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고, 자율주행을 산업, 농업, 건설, 우주항공 등 다른 분야로 확장하여 수익화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죠. 고금리로 인해 추가적인 투자가 제약된 상황에서 현실적인 목표로 전환한 것이죠.

로봇, 메타버스, AI 모두 인간의 노동력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의 구조적인 이유인 노동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에 시장은 현실적인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농슬라로 불리는 '존 디어'의 자율주행 농기계는 가장 노동력이 부족하고 인플레이션의 약한 고리인 농업 및 식량 문제를 겨냥합니다.

CES와 IRA 법안의 본질은 인플레이션 해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것이 경기침체를 해결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올해 시장 전략은 인플레이션 해결 측면에서 바벨전략을 제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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